안영진 사회복지사와 함께 하는 ‘재가요양’

일러스트레이션 김대중

일반요양사 등의 도움을 받는 재가요양

가족만으로는 재가요양 힘에 부칠 때
일반요양사, 하루 3~4시간 주 5일 방문
‘주 6일 숙식’ 입주요양사, 구인난 심해
사회복지사, 적절한 서비스 제안해줘

ㄱ어르신(82, 서울 성동구)은 노인장기요양보험 출범 다음해인 2009년 뇌경색으로 오른쪽 반신이 마비되어 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장기요양등급 판정을 받고 현재 집에서 재가요양 중이다.

콧줄을 통해 하루 세 차례 유동식을 공급받고 기저귀를 찬 채 리모컨으로 높낮이가 조절되는 전동침대에 하루 종일 누워있지만 가족과 일반요양보호사, 간병인 이웃, 사회복지사 등 네 주체의 협력으로 극진한 돌봄을 받고 있다. 이른바 4박자가 잘 맞아 재가요양이 성공적으로 진행되는 모습을 보고 “생명을 유지하고 있는 자체가 기적적”이라는 말이 주변에서 오갈 정도다.

재가요양은 크게 두 가지, 일반요양과 가족요양으로 나뉜다. 재가요양의 속성상 가족의 역할이 가장 중요하기는 하지만, 가족이 아니면서 요양보호사 자격증을 소지한 일반요양사의 전문적인 도움을 받는 걸 일반요양이라고 부른다.


ㄱ어르신의 사례를 통해 일반요양이 오랫동안 지속되면서 어떻게 전개되는지 살펴보자.

ㄱ어르신은 요양등급 판정을 받고 몇 년간은 거주 중인 임대아파트단지 안에서 일반요양사의 부축을 받으면서 보행 연습을 하곤 했다. 2014년에 뇌경색이 한 번 더 발생하고 거동이 어려워지자 트럭 행상으로 생계를 유지해야 했던 동거 중인 큰아들은 어머니를 요양원에 입소시킬 수밖에 없었다.

일반요양의 경우 대체로 평일에 하루 3~4시간씩 주 5일 방문요양 서비스를 받을 수 있지만, 하루의 나머지 시간대는 어떤 방식을 동원하든 가족이 책임져야 하기 때문이다.

효성이 지극한 큰아들은 요양원 입소 반년 만에 어머니를 집으로 모셔오는 결단을 내렸다. 요양원을 방문했다가 등에서 엉덩이까지 욕창이 번져 있는 어머니를 목격했기 때문이다.

큰아들은 어머니의 탈 요양원을 위해 집에 24시간 돌봄을 위한 4박자 체제를 구축해서 지금까지 10년 가까이 끌어오고 있다. 그동안 ㄴ일반요양사(62)와 간병인 이웃(71), 그리고 사회복지사(53)가 한 사람도 바뀌지 않은 채 큰아들과 계속 손발을 맞추고 있는 매우 드문 사례다.

ㄱ어르신은 식도가 제 기능을 못하는 연하곤란으로 음식물이 기도로 넘어가서 수도 없이 응급실로 실려 갔고, 콧줄을 설치하는 시술을 받는 등 위기의 연속이었다. 지금은 사지가 마비된 채, 말도 못하고 당뇨합병증으로 시력을 상실했고 약간의 청력만 유지되고 있다.

평일에 하루 4시간씩 방문해온 ㄴ일반요양사는 처음에는 가사 위주로 서비스했지만, 어르신의 사지가 굳어가고 신체기능 여러 곳에 고장이 남에 따라 생기는 문제를 하나씩 해결해가면서 ‘와상 전문’ 요양사로 발전했다.

욕창이 생기지 않도록 자세를 수시로 바꿔주고 집 근처 대학병원에서 월 2회 방문하는 가정간호사한테 가래를 석션하는 방법도 배웠다. 이틀에 한 번꼴로 관장해서 대변을 제거한다. 관장액을 항문에 주입한 뒤 10여분 항문 입구를 막아주는 게 포인트다. 콧줄을 통해 유동식을 공급하는 일도 능수능란하다. 코로나 사태로 미용봉사원의 방문이 차단되자 스스로 미용기술을 익혀서 침상에서 꼼짝도 못하는 어르신의 머리를 손질해주는가 하면 뻣뻣한 어르신 몸을 위해 맞춤옷을 만들어 입히기도 한다.

같은 임대아파트에 살고 있는 간병인 이웃은 10년 전부터 지금까지 월 80만원의 보수를 한 푼도 올리지 않은 채 어르신 간병에 지극정성이다. 주말이나 공휴일은 대체로 큰아들이 돌보지만, 평일에 ㄴ일반요양사가 오후 2시반부터 6시반까지 방문요양을 하고 나면 그 직후부터 3~4시간 방문해 어르신과 같이 보낸다. 큰아들이 주 1회꼴로 평일과 휴일을 가리지 않고 1박2일간 지방전통시장으로 트럭 행상 길에 오르면 어르신과 함께 주무신다.

형편이 넉넉하지 않은 사람들이 모여 사는 임대아파트이기는 하지만 서로 돕는 ‘지역 돌봄공동체’가 작동하는 셈이다. 일종의 ‘커뮤니티 케어’라고 할 수 있다. ㄱ어르신은 뇌경색으로 쓰러지기 전에 간병인 이웃은 물론 임대아파트 주민들을 자주 불러모아서 음식을 해먹이는 등 베풀기 좋아했는데 그 복을 받는 모양이라고 한다.

4박자의 마지막 축인 사회복지사는 정부에 재가장기요양기관으로 등록한 방문요양센터 소속으로 월 1회 ㄴ일반요양사의 방문요양서비스 시간대에 맞춰 어르신 댁을 방문해 ‘방문수행’ 업무를 진행하고 있다.

사회복지사는 방문수행을 통해 점점 쇠약해지는 어르신의 건강상태를 면밀하게 관찰하여 적절한 재가요양 서비스가 무엇인지를 파악해 ㄴ일반요양사와 주 보호자인 큰아들에게 알려주고 그 해결책을 함께 강구해왔다.

장기요양 1·2등급의 중증으로 와상생활이 불가피한 부모님을 집에서 모시고 있는 보호자들은 돌봄을 가족이 전담하는 ‘가족요양’이 아니라면, ㄱ어르신 사례와 같은 4박자 체제가 아니라 3박자 체제를 운영하는 게 일반적이다. ㄴ일반요양사와 간병인 이웃의 역할을 한 사람이 맡는 ‘입주요양사’가 보호자, 사회복지사와 함께 3박자 체제를 구성하게 된다.

입주요양사는 일반적으로 한 주에 하루 외출해서 쉬고 나머지 6일을 숙식하면서 재가요양서비스를 제공한다. 월 보수는 재가장기요양센터에서 지급하는 100만원대의 급여와 보호자한테 직접 수령하는 200만원대의 ‘수고비’를 합쳐 한 달에 360만원 안팎으로 형성돼 있지만 와상 전문 요양기술을 갖춰야 해서 인력난이 심하다.

ㄱ어르신 보호자는 간병인 이웃에게 월 80만원을 지급함으로써 적지 않은 비용을 절약하고 있는 셈이다. 또 ㄱ어르신은 기초수급자이기 때문에 건강보험과 노인장기요양보험 틀에서 이뤄지는 진료 및 방문요양서비스 등의 본인부담금도 무료이다.

그러나 ㄱ어르신의 보호자가 트럭 행상으로 감당하기에는 기저귀와 콧줄로 공급하는 유동식 구입비 등 100% 자비로 해결해야 하는 요양물품의 조달비용이 만만치 않다. 지방에 사는 남동생이 매월 송금해주는 약간의 현금이 고마울 따름이다.

ㄱ어르신에게 10년 가까이 방문요양서비스 중인 ㄴ일반요양사와 같은 요양사는 어떻게 만날 수 있나?

“한마디로 만나기 쉽지 않다. 와상전문 일반요양사는 공급에 비해 수요가 많아 취업률이 100%에 가깝기 때문이다. 요양원 입소, 별세 등 예상치 못한 사태만이 와상전문 요양사를 만날 기회라고 할 수 있다.

재가요양 시작할 때 중증이 아닐 경우가 대부분이므로 어르신과 ‘궁합’이 잘 맞는 일반요양사를 구하는 게 중요하다. 재가요양센터 쪽에 어르신에 대한 정보를 숨김없이 전달해 놓아야 센터장이나 센터 소속 사회복지사가 그 정보를 토대로 적합한 일반요양사를 구인할 수 있다. 어르신에 대한 정보를 충분히 숙지하고 실제 방문요양서비스에 들어가서 그 정보가 틀리지 않을 때 ㄴ일반요양사처럼 오래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의료적 관리가 필요한 재가요양은 어떻게 해야 하나?

“병원에서 제공하는 가정간호나, 장기요양보험에서 재가급여의 하나로 제공하는 방문간호서비스를 이용하면 된다. 정부에서 시범적으로 운영하는 ‘장기요양 재택의료센터’의 방문진료를 이용할 수도 있다.

가정간호는 ㄱ어르신처럼 입원치료를 받은 병원에서 가정간호를 신청한 퇴원환자를 대상으로 제공된다. 서울의 한 대학병원은 가정간호사 방문시 보호자의 앱을 통해 원격진료를 하기도 한다.

방문간호서비스는 재가요양기관 가운데 방문간호사, 치과위생사, 물리치료사 등의 인력을 운영 중인 곳에 신청해서 이용할 수 있다. 방문간호는 의사가 발부한 방문간호지시서에 따라 간호(조무)사 또는 치과위생사가 수급자의 가정 등을 방문해 간호와 처치, 교육, 상담, 구강위생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재가요양서비스를 말한다.

가정간호, 방문간호, 재택의료센터 등의 방문서비스를 이용하면 입원하지 않고도 와상 어르신에게 발생하기 쉬운 욕창은 물론 콧줄과 기관지 삽관, 위루관, 소변줄 등을 관리하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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