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영진 사회복지사와 함께 하는 ‘재가요양’

일러스트레이션 김대중

“반갑다 실외용 성인보행기”…수급자 ‘홀로 산책’ 도와

실외 보행기 3종…특성 고려해서 ‘선택’
실버카, 앞바퀴 고정 직진하도록 제작
롤레이터, 큰 바퀴가 360도 회전 가능
내구연한 5년, 2개까지 요양보험 적용
안전손잡이, 수급자 기립 · 보행 도와줘
미끄럼방지매트 · 양말, 낙상 위험 줄여
목욕의자는 어르신 씻겨드릴 때 도움
치매 수급자, ‘배회감지기 사용’ 도움돼

복지용구사업소를 운영하다보면, 직접 찾아와서 복지용구를 만지고 작동해보는 수급자 어르신을 종종 만날 수 있다. 물론 보호자가 자동차에 태워 조심스럽게 모시고 온다.

복지용구사업소는 규정에 따라 약 7평 이상의 공간을 복지용구 진열과 체험용으로 확보해야 한다. 건물 1층에 자리잡고 주차장이 가까울수록 수급자에게 접근성이 좋다고 할 수 있다.

복지용구사업소를 방문할 정도로 적극적인 수급자는 주로 실외용 성인보행기를 직접 조작해보고 자신에게 적합한 것을 선택하려는 목적을 갖고 있다. 요양등급을 받기 이전처럼 타인 도움 없이 집 주변을 산책도 하고, 노인정처럼 평소에 자주 가던 장소도 들러보고 싶기 때문이다.

‘수급자를 위한 자가용’이라 할 수 있는 실외용 성인보행기는 크게 세 종류가 있다. 한 종류는 ‘실버카’로 불리며, 손잡이 핸들이 가로 바 모양이고 앞바퀴가 좌우로 움직이지 않고 직진하도록 고정해주는 안전장치가 있다. ‘롤레이터’로 불리는 다른 종류는 손잡이가 자전거 핸들과 비슷하고 360도 자유자재로 회전하는 커다란 바퀴를 갖고 있다. 세 번째 종류는 척추가 굽어 있는 상체를 팔꿈치와 전완근 부위로 지지한 채 보행이 가능하게 한다.

실버카는 뒤에서 밀고 다니기 때문에 브레이크를 잘못 잡으면 앞쪽이 위로 들릴 수 있어 조심해야 한다. 반면에 롤레이터는 보행시 사용자가 양쪽 손잡이 사이에 있어 상대적으로 안전하다고 할 수 있다.

실내용 성인보행기는 두 종류가 있다. 하나는 U자형 팔받침 시트 위에 양팔을 걸쳐놓고 허리를 곧추세워서 보행할 수 있다. 다른 하나는 접이식 디귿자형의 가장 단순한 구조로 ‘전방지지 워커’로 불리며 안전을 위해 잘 미끄러지지 않도록 앞바퀴 2개만 달려 있다.

대부분의 성인용 보행기는 수급자 키에 맞춰 손잡이 높낮이를 손쉽게 조절할 수 있고, 접어서 부피를 줄여 보관할 수 있다. 실외용은 보행시 사용하는 브레이크 외에 주차 브레이크가 별도로 있고, 보행 중간에 잠시 앉아서 쉴 수 있게 좌석이 마련돼 있으며 장바구니 또는 보관함도 딸려 있다.

성인용 보행기를 비롯해 이번 글에서 살펴볼 복지용구는 모두 내구연한과 연간 한도 수량이 정해져 있어 유의해야 한다. 노인장기요양보험 출범 이래 17년째 연간 160만원으로 묶여 있는 복지용구 한도액을 초과하는지도 주시해야 한다.

성인용 보행기의 내구연한은 5년으로 2개까지 노인장기요양보험이 적용된다. 만약에 성인용 보행기를 한꺼번에 2대를 산 뒤 추가로 사려면 5년을 채우기 전까지는 보험 적용을 받을 수 없으므로 100% 자부담해야 한다.

안전손잡이는 실내에서 수급자의 기립과 보행을 돕고 낙상 위험을 줄여주는 데 가장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그만큼 연간 한도 수량이 가장 많아 10개나 된다. 매년 10개까지 보험 적용을 받을 수 있다는 뜻이다.

안전손잡이는 네 종류로 나눠볼 수 있다. 벽에 부착하는 고정형, 바닥과 천장 사이에 수직으로 설치되는 기둥형, 양변기 거치형, 그리고 무거운 철판 위에 허리춤 높이의 안전손잡이가 설치된 일반거치형 등이다.

고정형을 제외한 나머지 세 가지 유형의 안전손잡이는 필요한 곳으로 마음대로 옮길 수 있다. 기둥형과 일반거치형은 침대와 소파 옆, 자주 다니는 통로에 주로 설치한다. 양변기 거치형은 안방 화장실에 설치했다가 거실 화장실로 옮길 수도 있고, 아예 2개를 사서 안방과 거실 화장실에 각각 설치할 수도 있다.

고정형은 벽체와 문틀이 나무처럼 부드러운 재질이면 쉽게 부착할 수 있으나, 콘크리트 벽이나 화장실처럼 타일이면 전문가 도움을 받을 필요가 있다. 복지용구사업소에서는 고정형을 포함해 안전손잡이를 4개 이상 주문하는 조건으로 무료로 설치전문가를 연결해주고 있다.

미끄럼방지매트와 미끄럼방지양말은 실내 바닥이 미끄러울 경우 수급자들의 낙상을 예방하기 위해 사용하면 좋다. 연간 한도 수량은 미끄럼방지매트 5개, 미끄럼방지양말 6켤레이다.

미끄럼방지매트는 가로 90㎝ 안팎, 세로 60㎝ 안팎의 크기가 주로 사용되며 이보다 작은 사이즈도 있다. 재질은 곰팡이가 안 피고 냄새도 안 나는 실리콘이 주로 쓰인다. 화장실 바닥에 주로 깔아놓은 미끄럼방지매트는 그물망 모양으로 배수가 잘되며, 사이즈도 가로세로 2×1m 정도로 커서 필요에 따라 잘라 쓸 수 있다.

미끄럼방지양말은 남성용과 여성용이 있다. 사이즈는 남성용이 좀 큰 편이다. 용도에 따라 두툼한 수면용, 덧신용, 발목 조임이 느슨한 것 등이 있다. 양말 바닥에는 미끄러지지 않게 실리콘 재질의 작은 알갱이가 점점이 빼곡하게 박혀 있다.

보행에 도움을 주는 복지용구로 지팡이를 빼놓을 수 없다. 지팡이는 2년에 1개만 보험 적용이 된다. 바닥과 접촉하는 지팡이 끝의 형태에 따라 외발, 세발, 네발 등으로 구분된다.

일반적으로 지팡이는 외발이지만, 복지용구용 지팡이는 수급자의 신체균형을 잡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해 세발과 네발이 개발돼 있다. 다족 지팡이는 사용하다가 평평한 바닥이면 어디에나 세워놓을 수 있는 장점도 있다. 간편하게 접어서 가방 등에 넣어 보관할 수 있는 지팡이도 있다.

요양등급을 받을 정도로 쇠약해진 어르신은 화장실에서 목욕이나 샤워를 하는 데 어려움을 겪기 마련이다. 화장실 바닥은 미끄러운데다 서 있는 것은 물론 욕조에 들어갔다가 나오는 것도 힘들기 때문이다.

목욕의자는 네발 끝에 미끄럼방지 패드가, 앉는 부분과 등받이에는 쿠션이 붙어 있기 때문에 화장실에서 어르신을 앉혀놓고 안전하게 씻겨드릴 수 있다. 앉은키에 따라 높낮이도 조절할 수 있다. 모두 접이식이며 바퀴가 달린 목욕의자도 있다. 목욕의자의 내구연한은 5년이다.

집에 화장실이 없거나 화장실 목욕이 어려우면 이동욕조를 대여해서 사용할 수 있다. 이동욕조는 고무튜브 욕조에 어르신을 누인 뒤 물을 채워서 씻겨드릴 수 있다.

대소변을 처리하기 위해 화장실을 오가기 힘들어지면 이동변기와 간이변기를 구입해서 사용할 수 있다. 이동변기는 접이식 의자에 변기통을 탈부착할 수 있는 것이 있고, 원목으로 만든 의자 형태로 가구처럼 보여서 방 안이나 거실에 놓아도 어색하지 않은 것도 있다. 이동변기의 내구연한은 5년이다. 간이변기는 소변기와 대변기가 있고 1년에 2개까지 보험이 적용된다.

요실금 증상이 있다면 1년에 4개까지 보험을 적용해주는 요실금팬티를 구입해서 사용하면 좋다. 요실금팬티는 제품에 따라 대부분 대중소 3가지 사이즈이며 일부 4가지 사이즈도 있다. 소변 흡수량은 50㏄가 일반적이지만 최대 600㏄나 되기도 한다. 외출하거나 병원에 다녀올 때 요실금팬티를 사용하면 수급자의 생활 질을 높일 수 있다.

치매 증상이 있는 수급자를 위해서는 배회감지기를 대여해서 사용할 수 있다. 수급자의 위치 추적을 위해 지피에스(GPS) 추적장치를 내장하고 있다. 지도상의 일정 범위를 벗어나면 보호자에게 알림을 보내는 기능도 있다.

배회감지기는 휴대가 간편한 소형이라는 장점에도 배터리를 수시로 충전해야 하고 분실 위험도 적지 않아 널리 사용되지는 않고 있다. 휴대전화에 위치추적 앱을 설치해서 배회감지기처럼 사용할 수도 있다.

18종의 복지용구 중에는 목욕리프트처럼 지정은 됐지만 제품이 하나도 없는 것이 있고, 수동침대처럼 사용자가 매우 적어 유명무실한 것도 있다. 국민건강보험은 18종 이외에 기저귀센서와 구강세척기 등 2종을 복지용구로 지정하기 위해 시범사업을 하고 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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